세계자동차 회사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고유가시대에 경영환경이 극도로 불안해졌다. 그래서 각 회사들은 회사의 사활을 걸고 품질개선과 고객만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있다. 한국 자동차업체가 글로벌기업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치열한 안팎의 도전을 떨치고 한국 자동차업체가 명실상부한 글로벌 초일류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필요충분 조건을 3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지난 2004년 4월 미국의 권위있는 자동차 품질평가기관 JD파워가 신차품질조사(IQS)를 발표했을 때 전 세계 자동차업계와 매스컴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매년 하위권에서 맴돌던 현대자동차가 일본의 도요타(8위)를 제치고 브랜드 순위에서 전체 38개 중에 7위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프리미엄(최고급) 브랜드를 제외한 일반 브랜드에서는 일본 도요타에 이어 세계 2위였다.

● 정몽구 회장의 품질에 대한 강한 애착 = 현대차가 이처럼 단시간 내에 품질을 개선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품질에 대한 강한 애착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품질 경영’은 ‘현장 경영’과 함께 정 회장 경영 철학의 핵심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경영목표를 고객우선경영으로 잡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양적 성장을 넘어서 전 세계 고객들로부터 현대·기아차가 생산한 자동차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생산·판매·정비 등 모든 경영 활동에서 고객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현대차 품질, 세계 최고 수준 = 현대차의 품질이 예상을 깨고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오자 미국의 뉴욕타임스나 자동차 전문 오토모티브 뉴스 등은 ‘사람이 개를 물었다(Man bites dog)’, ‘지구는 평평하다(The earth is flat)’ 등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을 경우에만 쓰는 온갖 문구들을 동원해 대서특필했다. 그 뒤에도 현대차의 품질은 지속적으로 개선돼 2006년에는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JD파워의 이 같은 품질조사 결과가 나오자 “이제 현대차도 품질에서는 세계 ‘톱 클래스’라는 말이 과장이 아니구나”라는 인식이 세계 자동차업계에 널리 퍼졌다.

그러나 아직도 문제는 남아 있다. 품질은 좋아졌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품질관리 수준을 더욱 업그레이드하고 글로벌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을 강화함으로써 품질에 대해 확실히 인정받는 길뿐이다. 따라서 앞으로 현대차가 나아갈 길은 첫 번째도 고객우선경영, 두 번째도 고객우선경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제품의 모든 단계에서 소비자 요구 반영 = 현대·기아차는 품질경영의 일환으로 현대·기아차 품질총괄본부를 발족해 부문별로 나눠져 있던 품질관련 기능을 일원화함으로써 연구개발(R&D), 디자인 단계부터 품질보증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문에서 세계 최고 품질의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국내 자동차업체로는 처음으로 지난해 3월부터 1만5000명의 고객을 패널로 참여시키는 ‘오토 프로슈머(Auto-Prosumer)’ 제도도 도입했다.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인 ‘프로슈머’라는 말을 응용해 자동차의 생산에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출시된 베라크루즈의 차 이름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오토 프로슈머 패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가 적극적으로 반영됐으며, 기아차도 HM(프로젝트명)의 차명을 ‘모하비’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네티즌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고객이 차량 점검을 위해 정비업소를 찾아가 차량을 맡기는 ‘사후 관리’에 초점이 맞춰진 애프터서비스 개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찾아가는 비포 서비스(Before Service)’제도를 도입하는 등 고객우선 경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차원에서 고객을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경영을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