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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언제라도 좋다고 한다. 낭만과 푸르름이 한반도의 아랫부분을 튼튼하게 한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태양과 같아서 남도는 광합성을 하듯 한없이 흡입하고야 만다. 한 겨울이 초록으로 물들어 있는 광경을 발견할때의 그 생동감을 느껴보고자 한다.
공감 하나! 대시인의 발자취를 찾아서 ``아~ 영랑``
``북도에 소월(평북 출생), 남도에 영랑(전남 출생)``이라는 말이 있듯 영랑의 시세계는 한국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을만 하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감질맛 나는 시어를 만들어 냈던 영랑. 그의 자취를 찾아가는 발걸음이 정겨운 이유이기도 하다. 강진 군청의 지척에 자리 잡은 영랑 생가는 햇 볏짚으로 이엉을 정성스럽게 엮어 놓아서인지 인기척이 느껴지는 듯 했다. 영랑 가족들의 고증을 얻어 1993 년에 복원한 이 생가는 영랑의 시 속에 묘사된 모습으로 혹은 배경이 되어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봄을 기다리는 영랑의 애잔한 마음이 마당 한 켠에 묻어나는 듯 모란은 찾기 힘들었다.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는 마당 너머로 햇볕을 향해 새초롬하게 노오란 얼굴을 드러내는 유자만이 지키고 있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절로 나오는 그의 시어가 미소 짓게 한다. 전설에 의하면 중국사의 유일한 여성황제인 측천무후가 모든 꽃들에게 꽃을 피우기를 명령했는데 오직 모란만이 명령을 거역하고 꽃을 피우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모란은 어떠한 위협과 권세도 두려워하지 않고 절개를 굽히지 않는 품성으로 비유되었다. 영랑의 시심이 묻어나는 그의 생가에 서 있으려니 하늘거리는 모란이 참 어울리는 곳임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전국에서도 제대로 보존된 생가로 꼽히는 이 곳이 강진 군민의 자랑임에는 틀림없다. 영랑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향토문학관, 영랑의 이름으로 명명된 비루한 빌라와 상가에서도 느껴졌다. 강진의 영랑 사랑은 끝이 없다.
공감 두울! 다산의 숨결 따라 거닐다
일정대로라면 다산초원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하는데 문화해설사가 강력하게 추천하는 강진월출산 다원으로 행선지를 바꿨다. 차밭이라고 하길래 강진이 보성하고 가까웠나 싶은게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초록의 융단~ ``와~``하는 감탄사와 함께 눈이 휘둥그레지는-문화해설사의 표정엔 아무런 변화없는 걸 보니 이곳을 방문하는 이들의 공통된 반응인 듯 싶었다. 월출산을 배경으로 팔랑 거리는 바람개비가 분명 보성차밭과는 구분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서리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비탈이 아닌 넓은 평원으로 웅크리고 있는 차도랑. 한갓진 남도의 여유를 보여주었다.
푸르름의 향연을 뒤로 하고 다산초당(茶山草堂)에 이르니 서민들과 함께 했던 사찰인 ``백련사``가 자리하고 있다. 만그루의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오솔길이 다산초당으로 연결되어 자생하는 억센 차나무와 각각의 모양을 하고 있는 동백나무 속에 세월의 깊음을 발견하게 된다. 어느 동백나무엔 다산의 손때가 묻어 있진 않을까.
다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丁石」이라는 글자를 직접 새긴 정석바위, 차를 끓이던 약수인 약천, 차를 끓였던 반석인 다조, 연못가운데 조그만 산처럼 쌓아놓은 연지석가산도 주의깊게 보아야 할 다산사경이다. 다산이 시름을 달래던 장소에 세워진 천일각에서는 강진만을 훤히 내다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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