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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갈량은 촉나라에, 형인 제갈근(諸葛瑾)은 오나라에 있었는데, 제갈근은 재주는 동생만 못했지만, 덕망 있는 사람으로서 제갈각(諸葛恪)이란 수재 아들이 있었다.
어느 날 손권이 부하들과 술을 마시고 있는 자리에 목에 제갈근의 이름이 쓰인 팻말이 붙어 있는 당나귀가 한 마리 끌려왔다. 제갈근의 얼굴이 길쭉했기 때문에 모두가 웃어보자는 장난이었다. 그때 어린 제갈각이 손권에게 말했다.
`저 팻말에 글자 두 개만 써넣게 해주십시오.`
허락을 받아 `의 당나귀(之馬盧)`라는 글자를 붙여 쓰자, `제갈근`이 `제갈근의 당나귀`가 되어 버렸다. 모두들 탄복을 했고, 손권은 당나귀를 제갈각에게 상으로 주게된다. 이렇게 왕의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했지만 아버지는 집안을 망칠 아이라고 걱정을 했고, 후에 그 걱정은 사실이 되었다.
대장군 육손이 죽자 태자의 스승이던 제갈각은 그 자리를 이어받고, 손권이 유언으로 남겨 정치적으로도 최고 책임자가 되었다. 이때 위나라가 침공을 해오자 이때는 간단히 격퇴해 버린다. 의기양양해진 제갈각이 이듬해 위나라 공격에 나서려 하자 모두들 반대했지만 공명심에 불탄 제갈각은 듣지를 않았다. 작은 승리에 도취되어 자기의 머리만 믿은 것이다.
20만 대군을 이끌고 진격을 했지만, 성 하나도 뺏지 못하고 시간만 흘렀다. 여름이 오자 설사병이 돌고 쓰러지는 병사가 속출했다. 부하들을 닦달해 보았지만 도저히 승산이 없자 어쩔 수 없이 퇴각을 결정했다. 이 실패로 제갈각의 머리도 최후를 맞게 된다. 반대파의 칼에 암살당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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