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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미국 청년이 프랑스에서 등산을 하고 있었다. 목이 말라 헤매던 중 연못을 발견했다. 정신 없이 마시고 나서 주위를 살펴보니 팻말이 있었다. 그냥 훑어보는데 독약(poison : 포이즌)이라는 글자가 보였다.
갑자기 배가 아파 토하고 말았는데, 거기 쓰인 글자는 프랑스어로 `물고기(poisson : 프아쏭)를 잡지 마시오` 하는 내용이었다. poison과 poisson의 글자 모양이 비슷해서 생긴 불상사였다.
후한 말기의 중국 이야기에도 이와 비슷한 것이 있다. 두선(杜宣)이란 사람이 상관인 응빈(應彬)에게 문안을 가자 술상을 내놓았다. 두선이 술잔을 보니 뱀 그림자가 비쳤다. 두선은 오싹 놀랐지만, 상관 앞이라 아무 말 못하고 억지로 마셨다. 두선은 그날부터 가슴과 배가 몹시 아프기 시작했고, 음식을 못먹고 설사만 계속했다.
아무리 해도 낫지 않아 누워 있자, 응빈이 병문안을 와서 이유를 물었다. 두선은 그날의 일을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집으로 돌아온 응빈은 여러모로 생각하던 끝에 벽에 걸린 활을 보며, `저것이 틀림없다` 하고, 두선을 가마에 태워 데려오게 했다. 그리고는 술상을 전과 똑같은 위치에 차리고 술을 따랐다.
`보게, 이건 벽에 걸린 활의 그림자가 술에 비친 걸세. 괴물은 무슨 괴물인가.` 하고 일러 주었다. 그러자 갑자기 두선은 새 정신이 들며 모든 아픈 증세가 없어졌다.
이 고사는 배중사영(杯中蛇影), 즉 `잔 속의 뱀 그림자` 라고 해서 공연한 헛것을 보고 놀라 속을 썩이는 것을 가리킨다.
`자라 보고 놀란 사람,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식이다. 의심생암귀라는 말도 있듯이, 의심을 하거나 착각을 하면 병이 생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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